
전형적인 라떼는 말이야~ 썰을 풀어보자.
삐삐와 공중전화
지금은 길거리에서 보기 힘든 공중전화.
명성을 휘날리던 시기에는 공중전화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그것은 당시 잇 아이템이었던 삐삐의 영향이 컸는데 짧은 메세지를 녹음하거나 숫자만 찍히는 삐삐의 기능으로 인해 상대가 음성이나 연락처를 남기면 공중전화를 찾아 음성메세지를 확인하거나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8282(빨리빨리), 1004(천사) 등 지금도 많이 알고 있는 기호와 223(둘이서), 7942(친구사이), 0242(연인사이), 486(사랑해),1010235(열렬히 사모) 등등의 삐삐 암호가 유행하기도 했다.
015B라는 그룹의 객원 보컬로 데뷔했던 윤종신님이 불렀던 텅 빈 거리에서라는 노래에는 '난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 외로운 동전 두 개뿐.'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여기서의 동전 두 개란 당시 공중전화 한 통을 걸 수 있는 금액이었던 이십원, 십원짜리 동전 두 개를 뜻한다.
참고로 1990년 7월 1일에 발매된 노래이다. 노래를 다시 들어보면 이 때 윤종신님은 목소리도 젊었다. 텅 빈 거리에서를 듣고 좋니를 들으면 확실히 원숙함이 느껴진다.

마이마이 카세트
MP3도 이제 2000년대의 유물이 되어버렸지만 MP3가 있기도 전 학생들의 가장 핫했던 아이템은 뭐니뭐니 해도 마이마이 카세트였다.
당시에는 노래를 스트리밍해서 듣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던 시절이라 좋아하는 가수나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앨범을 구매해야 했는데 부모님에게 용돈받아 쓰는 학생 주제에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 앨범을 모두 구매할 수는 없지 않은가.
때문에 길거리에서 히트곡만 짜깁기 해서 만든 싸구려 테이프를 판매하는 가판대가 성행했으며 그들만의 길보드 차트가 있기도 했다.
또한 TV와 함께 라디오가 최고의 친구이기도 했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녹음을 해서 듣기도 했었다.
여기서 센스있는 DJ와 센스없는 DJ로 나누어지는데 센스있는 DJ는 녹음하기 편하게 가수와 곡명을 말하고 한 템포 쉬었다가 (어떤 DJ는 아예 녹음 준비하라고 말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DJ님, 사...사... 좋아합니다...) 노래를 틀어주곤 했다
그러나 개중에는 꼭 노래 틀어놓고 말을 하는 DJ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속으로 험한 말을 내뱉기 일쑤였다. 이런 삐리리...
여하튼 이런 녹음된 테이프들을 이동하면서 들을 때 나름 편리하게 사용하던 잇아이템이 마이마이 카세트였다.
또한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배철수의 음악캠프,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이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 방송이었는데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도 방송이 되고 있다. 배철수님 만세!
그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였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자면, 많이들 예상하시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였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11년간 이문세님이 진행 후 DJ가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별밤지기는 이문세님이 아니었나 싶다. (미안한 얘기지만 다른 DJ분들은 성에 안 찬다.)
당시 별밤에서 주말마다 방송하던 공개방송도 최고의 인기였고 공개방송을 함께 진행하던 이경규님도 겁나 웃겼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문세님이나 배철수님, 이경규님 모두 그 오랜 세월을 인정받으며 가수, 방송인, 개그맨으로서의 커리어와 입지를 다지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대학교 앞 호프집의 알림판과 서점
학교 앞 서점은 종종 우리들의 약속장소로 애용되곤 했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았던 때라 약속시간에 늦을 경우 연락을 취하기 어려웠고 서점으로 약속장소를 잡으면 그 안에서 책을 읽으며 어느정도 시간을 때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학교 앞 서점과 호프집, 카페에는 한 쪽 벽면에 칠판이나 메모판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다리다가 먼저 간다는 등 여기서 놀다가 다른 장소, 어디로 옮긴다는 등 크고 작은 메세지들이 적혀 있곤 했다. 메세지를 읽은 사람이 메세지를 지우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게 주인이나 알바생이 메세지를 지우곤 했다.
요즘 대학가 호프집에 이런 메모보드는 없겠지? 라는 쓸데없는 걱정...
파르페와 비엔나 커피
카페를 얘기하니 생각나는 당시의 핫 아이템이 파르페이다.
음료수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고 각종 장식을 하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한 쪽 구석에 웨하스를 하나 꽂으면, SNS만 있었다면 당장 찍어 올릴만한 최고의 핫템 되시겠다. 별 것 아닌데도 왠지 있어보이는 아이템이라고 할까.
파르페와 함께 쌍벽을 이루던 아이템이 비엔나 커피였는데 일반 다방 커피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는 조합이다. 원래는 생크림이 올라가야 하지만 당시에는 왜 그랬는지 몰라도 투게더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턱 올려주는 집이 많았더랬다. 아마도 단가가 싸서 그러지 않았나 싶기는 하다.^^
이상 Latte Is Horse 썰풀기 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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