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놓고 앞담화하는 이야기!
아주아주 오래전 전영록 주연의 돌아이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언제부터인가는 돌아이 질량보존의 법칙이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오늘은 제삼자를 통해 전해들은 돌아이와 내가 겪었던 돌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새로운 업무투입으로 교육을 받던 날이었다. 교육을 하던 강사가 자신의 신입시절 일화를 들려준 적이 있다.
본인이 신입시절 선임사원과 동석근무를 하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었단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임 왈 '열심히 메모만 하면 뭐해요? 대가0에 든게 없는데...' 라는 멘트를 던졌다고 한다.
물론 하나의 상황에는 양측의 말을 모두 들어보아야 하고 그 선임사원도 그런 말을 하게 된 전후사정은 있었겠지만 당시 교육강사였던 사람의 성향상 불성실하거나 질이 안 좋은 타입은 절대 아니었고 늘 열심히 강의를 하는 사람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그 사람이 싸가지가 바닥인 사람이었다 해도 신입직원이 업무 배우겠다고 동석하고 있는데 면전에 대고 그런 말을 내뱉는 인성은 대체 어떤 인성일까? (당신을 인성 쓰레기로 임명합니다.)

나의 경우, 신입교육을 받던 중 함께 교육을 받던 동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엔 동갑이었던 탓에 가까워진 동기였으나 어느날부터인가 내 의견따위는 묻지도 않고 치킨을 먹으러 가자거나 (그냥 본인이 먹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직설적이고 약간은 안하무인인 성격이라 동기들이 슬슬 피하는 시기였고 그 와중에 내가 잘못 걸린 것이었다.) 프로그램 실습을 하던 중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빼앗아 본인이 해보는 등 (이 일의 피해자는 한둘이 아니었다.) 어이없는 짓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거리를 두게 되었고 다른 날과 다름없이 그 동기를 피해 먼저 퇴근을 하던 날이었다.
회사를 나와 은행 자동화코너에서 일을 보던 중 그녀에게 세번 연속 전화가 걸려왔고 계속 무시하기도 어려웠던 터라 그만 전화를 받고 말았고 그것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인사도 안하고 먼저 갔느냐, 사람이 왜 그렇게 냉정하냐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고 말았고 통화는 어영부영 종료가 되었다.
그 동기와 인사를 안하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나도 그 중 하나였는데 그게 그렇게 길거리에서 소리지르며 화를 낼 일이었을까?
다시 전화를 걸어 물어보고 싶었지만 바로 통화를 해봐야 싸움밖에 더 나겠는가.
그런 이유로 다음날 (하필 주말이어서 직접 보지는 못하고...) 전화를 걸어 혹시 내가 실수한게 있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돌아온 답은 황당함 그 자체...
'난 화난거 없는데? 너도 진짜 이상하다. 그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거야?'
이런 미친 ㄴ...
길거리에서소리지르면서 난리피운걸 내가 들었는데?

어이없음에 할말을 잃었고 더 황당한 일은 주말이 지나 월요일, 다른 동기를 붙잡고 성격 이상한 사람 많아서 못 다니겠다며 본인이 먼저 푸념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다행히 평소 그녀의 괴팍함을 익히 알고들 있던 터라 저런 돌아이, 또 시작했네 라며 넘어가고 말았지만 말이다.
추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퇴사하고 그 동기와는 더이상 볼 일이 없어졌지만, 생각했다. 그 친구는 본인이 돌아이로 불리웠던 걸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 친구가 아닌 내가 돌아이였을까?
흔히들 아는 돌아이 질량보존의 법칙을 다시 짚어보자.
어떤 무리든 돌아이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자신이 속한 무리에 돌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본인이 돌아이라는 법칙.
최소한 내가 돌아이는 아니었길 바라면서 덧붙인다면 착하게 살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돌아이스러운 짓은 하지 말고 살자!
'잡다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을 졸도시킨 답안지 (0) | 2023.10.08 |
---|---|
책 속의 한 줄... (0) | 2023.08.22 |
초간단 IQ 테스트! (0) | 2023.07.31 |
호밀밭의 파수꾼 by J.D 샐린저 (0) | 2023.07.06 |
영양가없는 생각들 두번째... (0) | 2023.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