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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추억팔이

친구들아, 잘 지내고 있지? (feat 싸이월드 & 아이 러브 스쿨)

by 겨울아이♡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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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가장 인기있었던 인터넷 사이트를 들자면 단연코 싸이월드아이 러브 스쿨을 들 수 있다.

특히 싸이월드의 경우 그 이전까지 유행했던 다이어리를 꾸미는 열풍이 인터넷으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는데 노트에 직접 기록하고 꾸미는 대신 PC를 퉁해 그때그때 찍은 사진을 곁들여 추억을 기록하고 공유한다는 것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그때그때 내 기분에 맞는 배경음악을 설정하고 상태메세지를 기록하거나 아바타를 꾸미는 기능까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는데, 이것들이 아주 그냥 도토리 잡아먹는 귀신들이었다.

게다가 무슨 놈의 허세와 헛바람이 그렇게 들었었는지 전혀 우울하지도 않았고 하루종일 친구들과 잘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 이 따위 멘트를 상태메세지 창에 늘어놓기 일쑤였다. 이제 와 고백하건데 죄다 헛소리인데다 싸이질에 대한 열정이 식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접속했을 때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미치고 팔짝 뛰고 싶은 흑역사를 수없이 생산해내기도 했다.
그때의 나! 너 그렇게 주접떠는거 아니야. 나중에 분명히 쪽팔릴 거야!



배경음악과 아바타를 꾸미는 것에도 진심이었는데 (쓰잘데기 없는 데 돈지x 한다고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도 많이 맞았어...) 남들이 많이 쓰는 인기있는 BGM은 나도 깔아놓아야 직성이 풀렸고, 나는 빈티나고 없어보여도 아바타가 구질구질해 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폼나게 옷을 갈아입혔었다. 도토리 비용으로 증말 돈 많이 털렸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가 등짝 스매싱을 날릴만 하긴 했다.
지금 생각하면 싸이월드 꾸미는데 왜 그렇게 지극정성을 들였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대체 내가 왜 그랬나 싶기도 하다. ㅎㅎ

또 하나 기억나는 사이트로는 아이 러브 스쿨을 들 수 있는데 대놓고 어릴 적 친구와 동창을 찾아주는 이 사이트는 추억팔이와 함께 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다.

이사를 가거나 전학을 가거나 해서 연락이 끊긴 친구들을 찾을 수 있는 사이트였고 꼬꼬마들에게 휴대폰은 커녕 삐삐도 일상화되어있지 않았고 SNS도 없었던 시절, 연락처도 모른 채 소식이 끊겨버린 친구들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나 역시 이 사이트를 통해 초등학교 친구들을 찾고 만났던 적이 있는데 만나서 신기했던 것도 잠시, 연락이 끊긴 채 살아왔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인지 서로 어색하게 밥만 먹고 헤어졌던 기억이 있다.
역시 추억은 추억으로, 그냥 그대로 남겨 놓는 것이 좋다는 게 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싸이월드와 아이 러브 스쿨 모두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다양한 SNS의 등장으로 그 인기가 점차 쇠퇴했고 각기 사이트의 재정난까지 겹치며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사이트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싸이월드는 누군가 다시 인수해서 재오픈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다시 로그인이 되려나 모르겠다. (검색해보기 귀찮아~) 다시 재오픈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묻혀있는 흑역사가 너무 많아 다시 꺼내보고 싶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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